연세대 4학년 김모(27)씨는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휴학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통장잔액은 늘 그대로다. 한 달 '알바'로 버는 돈이 생활비로 고스란히 다 나가기 때문이다.
돈을 아끼기 위해 친구와 함께 쓰는 자취방 값이 월 35만원, 통신비와 대출금 상환액이 15만원,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가 40만원. 아무리 아껴도 월 90만원이 든다. 김씨가 현재 학교 입학처에서 시급 5,5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이 월 90만원. 이마저도 대입 수시 시즌이 끝나면 일감이 줄어 등록금 마련은커녕 생활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상황이다.
비싼 등록금도 모자라 높은 생활비 때문에 이중고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반값 생활비' 운동에 나선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서울지역 10여개 대학 학생단체 대표들은 1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반값생활비 운동본부' 발족식을 열고 "생활비로 인한 대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이 도를 넘었다"며 "생활비를 낮추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교통비, 주거비, 대학 내 물가 등 크게 3가지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에 현재 청소년까지 적용되는 교통비 할인혜택을 만 24세까지 확대 적용하는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대학 기숙사 증축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각 학교별로 학생식당 개선, 자판기 가격 인하 등 학내 물가 인하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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