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리스트에 오른 7개 저축은행은 부산에 기반을 둔 파랑새를 제외하면 모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거래 고객도 총 64만여명에 달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기 성남에 본사를 두고 일산, 분당, 수원 등에 6개 지점을 둔 토마토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3조8,835억원(올해 6월 말 기준)의 업계 2위 저축은행이다. 작년 6월 말 자산 규모는 4조1,000억원대를 기록했으나, 이번 경영진단 결과 순자산이 -3,349억원으로 급감할 정도로 경영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금감원 측은 "순자산이 계속 감소하면서 7월 한달 간 600억원 가까운 순자산 손실이 발생하는 등 경영 부실이 심화했다"고 영업정지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계열사인 토마토2저축은행(부산)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다. 토마토2는 2009년 토마토에 인수됐지만 별개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6.52%로 기준치(5%)를 넘는 데다, 조만간 4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키로 했다. 토마토2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BIS비율 10.5%의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토마토2는 정상 저축은행으로 영업정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본점을 둔 제일저축은행도 자산 규모가 3조3,137억원에 달하는 업계 3위의 대형사다. 5월에도 부당대출 관련 언론보도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을 겪은 바 있다. 특히 영업정지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한 상장회사여서 고객은 물론 주식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저축은행 주식은 19일부터 매매가 정지돼 심사 과정을 거치는데, 28일쯤 상장 폐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함께 영업정지 된 계열사 제일2저축은행의 경우 모회사 영업정지에 따른 뱅크런이 예상돼 제일 측에서 영업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개발이 대주주인 프라임저축은행도 6월 대주주 불법대출 의혹으로 4일 동안 1,500억원 규모의 뱅크런을 겪었다. 이후 창구 분위기는 진정됐으나 매각을 추진해 온 테크노마트 건물이 7월 진동 소란으로 매각이 미뤄진 데다, 지난달 25일 프라임개발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악재가 거듭돼 결국 영업정지로 내몰렸다.
인천에 본점을 둔 에이스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8.51%였던 BIS 비율이 올해 6월 말 -51.10%까지 떨어지는 등 부실이 대거 노출되면서 영업정지 명단에 포함됐다. 서울 강남의 대영저축은행도 5월부터 외국계 헤지펀드 등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45일 안에 BIS비율 5% 이상을 달성하지 못하면 시장에 매각되거나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자체 정상화 기간 중에도 매각절차를 병행 추진, 3개월 안에 영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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