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가 데이비스컵 지역 1그룹 복귀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윤용일(삼성증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 경북 김천종합스포츠타운 국제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2그룹 3회전(4단1복식) 태국전에서 첫날 단식 2경기를 모두 따냈다. 한국은 이로써 남은 2단ㆍ1복식중 1경기만 따내면 1년 만에 1그룹에 합류한다. 한국은 지난 1월 지역 2그룹 1회전에서 시리아를, 7월 2회전에선 파키스탄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한국팀의 선봉장은 임용규(296위ㆍ한솔오크밸리)였다. 8월 중국 선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2관왕(단식ㆍ단체전)을 차지한 임용규는 한 수위의 기량을 앞세워 페라키아트 시리루에타이와타나(816위)를 맞아 경기시작 2시간 만에 세트스코어 3-0(6-3 6-3 6-2) 완승을 거뒀다. 임용규는 "기선을 제압해서 분위기를 잘 이끈 것 같다. 복식 경기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2단식에선 대표팀 '맏형' 김영준(474위ㆍ고양시청)이 태국의 에이스 키티퐁 와치라마노왕(511위)을 상대로 역시 3-0(6-2 6-3 7-5) 무실세트 승리를 합창했다. 김영준은 "데이비스컵은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다. 죽을 각오로 힘을 냈다"고 말했다.
윤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대 만족한다. 목표한 대로 단식 두 게임을 석권했다. 내일 복식에서는 임용규-김영준 카드 대신, 임용규-설재민(건국대)조를 내세워 3대0 완승으로 기분 좋게 1그룹 복귀를 자축하겠다. 임-설조는 파키스탄전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11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테니스대회로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세계선수권대회로 정평이 높다. 한국은 1959년부터 해마다 데이비스컵에 도전장을 던져 81년, 87년, 2008년에는 16개국만 참가하는 월드그룹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은 월드컵 축구 16강과 곧잘 비교된다. 한국은 그러나 지난해 9월 지역 2그룹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한편 태국은 실질적인 에이스 다나이 우돔초케(206위)가 부상 탓에 빠져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태국은 2003년 세계 랭킹 9위까지 올랐던 파라돈 스리차판의 형인 타나콘 스리차판이 감독을 맡았다. 복식에는 쌍둥이 형제인 손차트-산차이 라티와타나(복식 126위ㆍ129위)가 나선다.
김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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