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정규 리그 총 14라운드 가운데 전기 리그 7라운드를 마치고 지난 달부터 후기 리그에 돌입, 9라운드 2경기까지 진행된 15일 현재 신생팀 포스코LED가 6승 2패로 1위, 지난해 꼴찌팀 영남일보가 6승 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게임과 넷마블이 4승 4패, Kixx와 하이트진로, 신안천일염이 나란히 4승 5패로 중위권 다툼이 치열하다. 티브로드가 2승 6패로 최하위다.
특히 포스코LED의 김성룡 감독(35 9단)과 영남일보의 김영삼 감독(37 9단)은 올해 처음 바둑리그에 입성한 초보 감독으로 둘 다 인기 있는 TV 바둑 해설자. 이번 대회에서 확인된 이들의 뛰어난 용병술이 바둑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각 팀당 앞으로 5~6 경기가 남았는데 팀간 승수 차이가 크지 않아 매 라운드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성적만으로는 어느 팀도 4위까지 나갈 수 있는 포스트 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팀 승수가 같아 개인 승수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팀이 지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버텨서 단 1승이라도 보태야 한다.
한국바둑리그는 이번 주말에 9라운드 3~4 경기를 마친 후 다음주(21일)에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8개 팀이 함께 참여하는 10라운드 통합경기를 치른다.
포스코LED (6승 2패, 25승) 김성룡 감독의 귀신같은 오더 작전
신생팀 포스코LED의 질주가 무섭다. 전기 리그서 4연승을 올리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바둑리그서 유일하게 전승을 기록한 주장 강동윤(8전 8승)을 2지명 목진석(4승 4패), 3지명 백홍석(5승 2패), 자율 지명 김정현(5승 3패)이 잘 받쳐 줬다. 특히 포스코의 1위 독주에는 김성룡 감독의 귀신 같은 오더 작전이 큰 기여를 했다는 세간의 평이다. 앞으로 반타작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17, 18일 열리는 3위 넷마블과의 경기에서 이겨야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영남일보 (6승 3패, 27승)'젊은 피' 영입 작전 성공
지난 시즌 영남일보는 꼴찌를 했다. 하위 지명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올해 새로 부임한 김영삼 감독은 나현 이지현 박진솔 등 '젊은 피'를 대거 영입했다. 이 가운데 특히 4지명 이지현(5승 4패)이 맹활약, 주장 김지석(5승 3패)과 2지명 강유택(7승 2패)과 함께 팀 승리를 합작했다. 후기 리그에서 신안천일염에 4대1, Kixx에 5대0으로 대승을 거둬 1위팀 포스코보다 오히려 개인 승수가 많다. 만일 이번 9라운드에서 포스코가 패점을 기록한다면 영남일보가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넷마블 (4승 4패, 19승)3연패 후 3연승으로 3위 부상
전기 리그서 부진했던 넷마블이 후기 리그 들어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주장 이창호(6승 2패)와 2지명 원성진(5승 3패)이 앞장 서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전기 리그 후반 3연패의 늪에 빠져 허덕였지만 이후 3연승의 휘파람을 불면서 선두권을 넘보고 있다. 한웅규(4승 4패), 안형준(2승,5패), 김형우(2승 6패) 등 젊은 친구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준다면 후반기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는 팀이다. 17, 18일 벌어지는 1위 포스코와의 일전이 승부처다.
한게임 (4승 4패, 19승) 후기리그 첫 판 완봉승 거둬 상승세
한게임은 8년째 바둑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최고참팀이다. 전기 리그를 7위로 마쳤으나 2년 연속 준우승을 한 전통의 강호답게 후기 리그가 시작되자마자 저력을 발휘했다. 8라운드에서 Kixx를 5 대 0으로 완파하고 단숨에 4위로 올라섰다. 3위 넷마블과 팀 전적과 개인승수가 같지만 전기 리그서 졌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4위로 밀렸다. 주장 이영구(4승 3패)와 지난해 복덩이 역할을 했던 진시영(3승 5패)이 언제 제 컨디션을 되찾느냐가 상위권 도약의 열쇠다.
하이트진로 (4승 5패, 23승) 4연승 후 4연패로 비상사태
하이트진로에 비상벨이 울렸다. 전기리그서 4연승을 거두며 2위까지 올랐지만 리그 후반부터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후기 리그 들어서도 연패를 당해 벌써 4연패째다. 하지만 개인 성적만 놓고 본다면 무시무시한 팀이다. 주장 최철한(6승 3패)과 2지명 안국현(6승 3패) 투 톱이 12승을 합작했고 4지명 김기원(5승 2패), 5지명 이원영(3승 5패), 자율지명 안성준(3승 4패)이 착실히 승수를 보태 4승팀 가운데 가장 개인 승수가 많다. 빨리 연패의 사슬을 끊는 게 당면 과제다.
신안천일염 (4승 5패, 21승) 이세돌 홀로 고군분투
지난해 챔프 신안천일염이 위기 상황이다. 주장 이세돌(7승 2패)을 받쳐주는 선수가 없다. 자율 지명 김동호(5승 4패)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2지명 안조영(3승 6패), 3지명 한상훈(4승 5패) 중간층이 기대만큼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이상훈 감독이 비밀 병기로 써먹으려고 발탁한 신예 강승민(1승 4패)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다행히 9라운드서 하이트진로에 5 대 0 완봉승을 거둬 분위기가 살아났지만 지금까지 연승이 한 번도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Kixx (4승 5패, 18승) 후기리그 들어 연속 완봉패 충격
랭킹 2위 박정환과 주장급 2지명 조한승, 4지명 중 최강이라는 홍성지, 막강한 자율 지명 박승화로 이어지는 화려한 진용을 갖춰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ixx가 후기 리그 들어 한게임과 영남일보에 잇달아 완봉패를 당해 충격에 휩싸였다. 바둑리그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주장 박정환(2승 6패)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전기 리그에서 현재 4강에 포진하고 있는 포스코, 하이트진로, 넷마블을 모두 무릎 꿇렸으므로 막판 대역전을 기대해 본다.
티브로드 (2승 6패, 18승) 개인승수 많아 막판 대반격 기대
티브로드의 꼴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주장 허영호(5승 3패), 2지명 박영훈(4승 4패), 3지명 김승재(4승 4패), 자율지명 고근태(4승 4패) 모두 아주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번번히 승부판에서 패점을 기록해 항상 아슬아슬하게 2 대 3으로 패했다. 그러다 보니 팀 승수는 적지만 개인 승수는 4승팀과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티브로드는 모든 팀이 껄끄러워하는 '까시팀'이다. 선두권과 약간 차이가 벌어졌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티브로드의 대반격은 이제부터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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