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관리, 발생후 24시간이 중요하다
위기관리 10계명 / 전성철 등 지음
기업의 존망은 경영 성적에만 달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보의 전파 속도가 빨라질수록 대외 이미지가 기업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다. 당연히 원치 않은 돌발적인 외부 변수로 발생하는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경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된다. 로펌 김&장의 국제변호사로 시작해 정부ㆍ언론계 등에서 폭넓게 활동해온 전성철 IGM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은 공저인 이 책에서 '위기관리는 발생 후 24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를 시작으로 10가지 대처 원칙을 제시한다. 그 24시간 안에 분초를 아껴가며 위기관리팀을 조직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행동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재구성해 보고,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정보 수집도 필수다. S식품의 공업용 우지 파동, W농산의 천연 포름알데히드 검출 사건, D건설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 국내 실제 사례에다 위기 대응 사례를 예시하기 위해 소설까지 곁들여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이 있다. 웅진윙스ㆍ320쪽ㆍ1만 5,000원.
■ 日 자민당 지배 체제의 반세기 분석
자민당 정권과 전후 체제의 변용 / 박철희 지음
전후 일본 사회, 특히 일본 정치ㆍ외교를 설명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자민당'이다. 2009년 민주당의 역사적인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골격은 여전히 자민당 체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반세기가 넘는 자민당 지배 체제의 흐름을 분석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직후는 민주화와 탈군사화로 대변되는 점령군 개혁을 받아들인 혁신 세력과, 냉전을 배경으로 미국과 동맹을 형성하고 자위대를 가진 강한 일본 만들기에 나서는 보수 세력의 갈등 구조였다. 1960, 70년대는 중도 야당이 성장하면서 보ㆍ혁이 힘의 균형을 만들어 내지만 결국 자민당 일당 우위 체제가 확립된다. 일본 정치의 틀이 바뀌는 전환점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1990년대이다. 민주당이 출범한 것도 이 시기다. '전전 일본에 대해서는 깨알같이 공부하면서도' 전후 일본은 '큰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끝을 내는' 국내 일본 연구 풍토에 대한 문제의식도 이 책을 쓰는 데 한몫 했다. 서울대출판문화원ㆍ508쪽ㆍ2만 3,000원.
■ 신화에서 신해혁명까지… 중국사 산책
중국사 강의 / 조관희 지음
명나라를 소개하는 소제목이 '아무 일도 없었던 왕조'다. 왕조 내내 황제와 문인 관료 사이의 대립은 팽팽했고 득세한 환관 세력을 견제하려는 문인들의 저항으로 조정은 편할 날이 없었지만 다른 왕조만큼 '경천동지할 대사건이나 특이점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조관희 상명대 중국어문학과 교수는 중국 문명의 시작인 신화 시기부터 신해혁명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크게 시대 구분해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중국 각 왕조의 성쇠가 갖는 의미를 현재 시점에서 재해석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저자는 중국사 전체를 돌이켜 볼 때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교훈도 되새겼다. 다만 부정부패란 어느 시대에나 만연했고 백성들 살림살이는 언제나 어려웠다는 이야기에 이르면 어깨 힘이 좀 빠진다. 궁리ㆍ448쪽ㆍ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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