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0ㆍ26 서울시장 보선 후보자 선출과 관련해 '눈치 작전'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권의 후보자 선출을 지켜본 뒤 여당의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 자체가 집권 여당의 무기력증을 나타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일단 한나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내달 4일 후보자를 선출하는 일정부터 확정했다. 경선 일정이 너무 늦춰지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론에 따른 것이다. 19~21일 사흘간 후보 공모를 실시하고 22일 후보신청 접수를 받은 뒤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후보 심사를 끝내겠다는 일정이다.
하지만 아직 경선 절차는 결정하지 못했다. 내부 인사 선출이냐, 외부 영입이냐를 놓고 우왕자왕하고 있는데, 누구를 내세워야 야권 단일 후보로 유력한 박원순 변호사를 이길 수 있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인한 새 정치 바람을 세게 맞은 당 지도부가 자신감을 상실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있다"면서 "여당이 정치철학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선거 판도를 주도해야 하는데 야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의 무기력한 대처가 계속되자, 서울 지역 의원들은 금주 중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경선 방식과 선거에 내세울 주요 정책 등을 논의한 뒤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현재 경선 방식은 당내 인사와 외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충환 의원은 이미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권영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최종 영입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금주 중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뒤 당내 인사와 경합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실시할 예정지만 외부 인사들이 출마를 고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영입이 실패할 경우 결국 인지도가 높은 나 최고위원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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