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거리를 지나다 보면, 한 집 건너 하나는 화장품 매장이다. 미샤,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에뛰드,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등등. 그리고 매장 앞에는 어김없이 한류 스타들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이곳을 찾는 중국 일본 및 동남아 관광객을 시선을 잡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제품을 구입해 나오면서 한류스타 브로마이드 옆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중저가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펼쳐 졌던 한류마케팅 공세가 이젠 의류업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의류업체들은 '샤이니 후드티', '닉쿤과 포토이벤트' 등 한류를 주도하는 아이돌 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우거나 이벤트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장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라코스테, 메이폴, 에드윈 등 캐주얼 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류스타를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대대적인 TV광고 등을 하지 않고도 한류스타들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는 독특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라코스테는 이달 초 대표적 한류스타인 남성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와 프렌드십 계약을 체결했다. 프렌드십이란 정식 광고모델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그 브랜드의 옷을 입고 화보를 찍거나 미디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혹은 평상시에도 자주 착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라코스테가 동방신기와 이 같은 프렌드십 계약을 체결한 것은 결국 한류바람을 등에 엎고 아시아 시장을 넘보겠다는 뜻. 실제로 지난 10일 뉴욕에서 열린 라코스테 2012 SS 컬렉션에는 동방신기 멤버들이 등장해, 브랜드 홍보효과를 톡톡히 냈다. 동방신기와 3개월 간 계약을 체결한 라코스테는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광고활동 없이도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및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집중 노출시킬 계획이다.
캐주얼 의류브랜드 메이폴과 에드윈도 마찬가지. 메이폴은 인기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캐릭터와 사인이 새겨진 '샤이니 아트윅 티셔츠', '샤이니 후드티'를 출시했다. 앞서 출시된 '샤이니 티셔츠'가 일주일 만에 매진되는 대박이 나자, 연속상품으로 후드티까지 내놓은 것. 당시 이들의 티셔츠를 사면 대형 브로마이드까지 챙길 수 있었던 덕에 국내는 물론 한류에 흠뻑 취해 있는 동남아 청소년들에게서도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에드윈은 아예 한류스타 모델을 이용한 간접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에드윈은 지난 9일부터 한 달 간 인기 남자아이돌 그룹 2PM의 닉쿤과, 여자 아이돌 미쓰에이가 찍힌 사진에 자신의 모습을 함께 담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면, 상품이 주어지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에드윈은 한류스타인 이들의 이미지만을 활용해 10대부터 20대까지의 젊은 소비층에 브랜드를 노출시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광고를 제작하지 않고도 한류스타들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한류마케팅은 화장품 의류 등 소비업종에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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