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박영선 정책위의장,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의 4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로써 한명숙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자칫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뻔했던 당내 경선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민주당의 고위 당직자는 15일"이제 야권 내부에서 박원순 대세론은 없다"고 말해 민주당 내부 경선 흥행을 위해 본격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착한 시민과 함께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며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장은 "무엇이 되려고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오늘 거부할 수 없는 순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느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장은 전날까지도 출마를 고심했지만 이인영 최고위원과 우상호 전 의원 등 서울 지역 원ㆍ내외 위원장 8,9명이 설득한 끝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도 당내 경선을 위한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16일 출마의 변을 밝힐 예정이다. 추 의원 측 관계자는 "정치도 서울시도 모두 바꾸라는 국민들의 변화 열망을 담는 그릇이 되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도 막판에 박 의장과 추 의원을 번갈아 접촉하면서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한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뒤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맥빠진 경선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지도부가 나섰다는 것이다.
4명의 후보 가운데 박 의장과 천 최고위원은 각각 주류와 비주류의 대표 주자다. 박 의장은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한 비주류는 천 최고위원을 밀고 있다. 독자파로 분류되는 추 의원은 인지도를 앞세워 밑바닥 당심에 호소하고 있으며, 신 전 의원은 486 세력 등 청년 그룹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통합 경선과 관련, 현재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까지 가세해 표가 갈린다면 민주당 후보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5일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치러 야권 통합 경선에 내보낼 후보를 선출한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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