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우(54)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1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수석은 부산저축은행 거물급 로비스트인 박태규(71∙구속)씨로부터 구명 로비를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아 왔다.
김 수석은 이날 검찰의 소환 조사 방침을 통보 받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김 수석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제가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검찰이 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통보해왔기 때문"이라며 "청와대 수석으로 있으면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간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을 모시는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씨와 알고 지낸 지 10년 남짓 되지만 그 기간 박씨가 무리한 부탁을 한 적이 없다"면서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이날 김 수석에게 내주 초쯤 대검 청사로 출석해 줄 것을 통보했다.
김 수석은 지난해 가명을 사용해 박씨와 함께 골프 회동을 갖고 수십 차례 통화했던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박씨의 '로비 타깃'이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검찰은 최근 박씨로부터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김 수석을 상대로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김 수석과 골프 회동을 갖기 직전 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김 수석이 박씨로부터 상품권 등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이 은행에서 구명 로비 청탁과 함께 17억원(이 중 2억원은 반환)을 받은 혐의로 16일 박씨를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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