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주사를 맞으면 한달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새로운 정신분열병 치료제가 10월부터 국내에 본격 시판된다.
한국얀센은 정신분열병 치료를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인베가서스티나(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를 다음 달 1일부터 보험급여를 적용 받아 판매한다고 최근 밝혔다. 환자가 부담할 약값은 월 1만2,000~3만4,000원 선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말 그대로 한번 맞으면 효과가 오래 가는 약이다. 약 먹는 걸 잊어버리거나 약 먹기 싫어하는 환자들을 위해 한번의 주사로 많은 양의 약물을 근육이나 피하지방에 쌓아놓고 천천히 퍼져나가도록 조절해 매일 복용과 같은 효과가 나도록 한다.
정신질환은 환자가 약을 챙겨먹는 정도(복약순응도)가 가장 낮은 병으로 꼽힌다. 환자가 자신의 병을 잘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변에서 약 먹는 모습 보는 걸 불편해 해 조금만 증상이 나아져도 약을 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이 재발하거나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영훈 인제대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내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퇴원 7~10일 뒤 25% 가량이 바로 투약을 중단한다"며 "1년 중 1~10일 동안 약을 먹지 않은 환자들의 입원 위험도는 약을 충실히 복용한 환자에 비해 2배나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리스페달 콘스타(성분명 리스페리돈)라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약효가 2주밖에 지속되지 못하고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될 인베가서스티나는 약효가 한달 지속되고 실온보관도 가능하다"며 "유럽에선 전체 정신분열병 치료제 시장의 20%를 이 같은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분열병 치료제뿐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피임약이나 갱년기치료제 같은 호르몬제, 오랫동안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골다공증 치료제 등에서도 장기지속형 주사제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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