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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억울한 '부실대학' 필요하면 재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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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억울한 '부실대학' 필요하면 재심을

입력
2011.09.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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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학' 명단 발표의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주요 평가지표인 취업률 산정과 평가가 불공정해 부실대학의 오명을 썼다는 반발이 주류다. 경남대 총동창회는 "전국 4년제 사립대 중 재정건전도 17위의 건강한 재무구조"라는 학교 측의 호소에 부응해 재심을 촉구하며 장관 퇴진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추계예술대 교수들도 "정부가 예술교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취업률이라는 획일적 잣대로 대학을 모욕했다"며 전원 사의를 표명하고 나섰다.

졸업생 취업률은 교육부의 8가지 대학 평가지표에서 비중이 20%나 되는 중요 항목이다. 하지만 평가가 대학의 자율공시에만 의존함에 따라 통계조작 가능성, 취업과 비취업을 가르는 잣대의 비현실성 등 애초부터 문제의 소지가 없지 않았다. 졸업생을 단기 유급조교로 무더기 채용하는 등의 편법으로 취업률을 조작한 대학들이 오히려 이익을 봤다는 반발을 초래했다. "미대나 문예창작과 같은 순수 예술학과의 수준을 어떻게 직장건강보험에 가입된 졸업생 취업률로 평가하느냐"는 추계예대 교수들의 하소연도 마찬가지다.

개혁에는 늘 만만찮은 저항이 뒤따른다. 더욱이 한 대학의 총체적 건전성을 완전히 객관적으로 타당하게 평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애초부터 반발은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다. 이런 점에서 취업률 평가에 대한 일부 대학들의 억울함은 평가 자체를 뒤집어야 할 만한 정도가 아닌 한, 강력한 개혁 추진과정의 '콜래트럴 대미지(collateral damageㆍ부수적 피해) 정도로 볼 수도 있다. 교과부가 평가의 문제점을 일부 인정하고 향후 개선을 약속하면서도 재평가를 거부한 것도 이런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 구조조정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대학 평가는 반드시 최대한의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한 대학의 존폐는 대학은 물론 동문과 지역사회의 이해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교과부는 재평가 불가원칙만 고수할 게 아니라, 진지하게 반발을 경청하고 필요하다면 재심의 수고까지 감수하는 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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