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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맞은 대학 캠퍼스… 학생 빈부격차 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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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맞은 대학 캠퍼스… 학생 빈부격차 심하네

입력
2011.09.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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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비가 1,000만원이 넘지만 부모님이 보태주신 덕분에 방학 동안 양악수술을 했어요. 인상이 훨씬 부드러워져 면접도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요."(A대 3학년 김모씨)

"집에서 2학기 등록금 댈 형편이 안돼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했습니다. 취업 준비요? 식비 줄여서 싼 정장이라도 하나 사려고요."(B대 4학년 윤모씨)

대학들이 일제히 개강을 한 9월, 새 학기를 맞는 학생들의 표정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학기당 500여만원을 넘나드는 등록금을 겨우 낸 뒤 빈 지갑을 보며'반값 생활비'를 외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방학 동안 고비용의 미래투자와 취미생활을 즐기고 돌아온 학생들이 캠퍼스에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양극화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캠퍼스 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공연 관람이 취미라는 서울 K대 4학년 이모(28)씨는 "방학에는 유명가수의 콘서트와 예매율 1위 뮤지컬을 친구들과 VIP석에서 봤다"며 "개강하면 로스쿨 진학 준비로 바쁘겠지만 주 1회 골프장에 들러 스윙 연습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지키겠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두고 양악수술, 피부관리 등 각종 성형ㆍ미용수술을 받고 온 이들도 많다. "면접을 앞두고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해 지난 달 강남의 한 피부클리닉을 찾았다"는 S여대 4학년 권모(24)씨는 "3회 50만원인 레이저 박피수술을 받고 나니 얼굴이 한층 밝아진 게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반면 과외 등 각종 아르바이트에 장학금으로도 생활비가 모자라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는 학생도 많다. 서강대 1학년 홍모(20)씨는 학비 마련을 위해 수학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월급 150만원으로 하숙비 40만원과 휴대폰비, 등록금 대출원금 및 이자를 갚고 나면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 달을 버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치솟는 학비와 물가를 견디다 못한 이들은 각종 궁여지책을 동원하고 있다. 학생회에서 발행한 생활협동조합 카드를 애용한다는 경희대 4학년 김모(24)씨는 "옷이나 문구용품 등을 10%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다. 토익 동영상 강의도 친구와 공동 구매해 시간차로 듣는다"고 전했다. 대학 4학년 정모(23)씨는 고교 시절 만든 통신사 청소년 할인카드를 동원해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열차 삯을 최대 30%싸게 타고 있다. 이밖에 친구들과 함께 장을 보거나 밥 값이 몇백원이라도 싼 이웃 학교 구내식당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이런 사정이라 지난 봄 반값등록금을 불붙였던 학생들의 움직임이 '반값 생활비'운동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신촌과 홍익대를 중심으로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반값 포장마차'와 '반값 식당' 운동이 시작됐고 9일에는 44번째 반값 등록금 촛불문화제도 열렸다. 연세대 4학년 김모(26)씨는 "개강 때만 되면 부모님도 나도 등록금 고지서를 두고 서로 눈치 보느라 힘들었다"며 "저절로 허리띠가 졸라매 진다"고 한탄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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