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당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종북 좌파를 척결할 의지도, 세계 최악의 자살률, 이혼율, 청소년 흡연율, 저출산 등 사회 붕괴 현상에 대응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 정당이 꼭 필요하다.”(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기독교는 예수님처럼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매달려야 승리할 수 있지 정당을 만들어 남을 누르고 고함쳐 승리하는 게 아니다.”(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최근 일어난 ‘기독자유민주당’(가칭) 창당 움직임을 놓고 개신교계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언론회(회장 김승동 목사)는 1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독교 정당 과연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20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에는 찬성 측에서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전광훈 목사와 김충립 전 미주한인장신대 교수가, 반대 측에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나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이념과 지역의 갈등으로 피로에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기독교 정당 창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현역 국회의원의 40%(120명) 정도가 기독교인이지만 기독교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독교를 적극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3,4명이라도 국회에 보내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역설했다.
이 명예교수는 “선거철만 되면 ‘발작적으로’ 기독교 정당이 나타나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이 우선 빛과 소금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송 논설위원도 “우리나라는 기독교와 불교 등이 보기 드물게 평화공존을 이루고 있는데 기독교 정당이 출현하면 이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독교 정당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처음 가시화됐다. 현재 기독사랑실천당(대표 민승 목사)이 있고, 한국기독당이 지난 7월 23일 창당돼 정훈 목사를 대표로 선출했다. 지난 2일에는 기독자유민주당이 창당을 선언한 상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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