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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투수 최동원 잠들다/ 암으로 별세… 장효조 이어 또 하나의 별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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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투수 최동원 잠들다/ 암으로 별세… 장효조 이어 또 하나의 별 잃어

입력
2011.09.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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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천상병의 시 구절처럼 '무쇠팔' 고(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항상 'OK'라고 외쳤다. 지난 8일 전화통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인인 신현주씨도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었다. 지난 7일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갑작스런 별세로 슬픔에 잠겼던 야구계에 그나마 위안이 된 한 마디였다. 야구팬들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이 자존심 강한 '최고투수'의 마지막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14일 새벽 2시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3세. 장 감독에 이어 한국 야구는 또 한 명의 큰 별을 하늘로 보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3, 4일 전부터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일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의 친동생인 최수원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은 최근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잠시 눈을 뜨면 가족을 위로할 만큼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보였다고 전했다.

고인은 2008년 한화 2군 감독을 끝으로 현장을 떠난 뒤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MBC SPORTS+의 '날려라 홈런왕' 감독을 맡아 꿈나무 양성에 힘을 실었다.

지난 7월 고인은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교인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졸업생들이 맞붙은 이벤트 경기에서였다. 그는 짧은 머리에 금테 안경은 그대로였지만 몸은 눈에 띄게 야위었고 배는 불룩했다. 이날 마운드에도 오르지 않았다. 2007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던 그였기에 주변의 걱정은 컸다. 고인은 그때도 건강 악화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두 달간 고인은 병마와 싸웠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자유로청아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씨와 군 복무 중인 아들 기호씨가 있다.

고인의 전 소속팀인 롯데는 명예감독 임명을 검토 중이고, 고인이 2군 감독을 지냈던 한화도 서울사무소 직원을 빈소로 보내 장례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장효조 감독이 별세했을 때는 삼성소속이라 삼성에서 장례를 치렀지만 고인은 현재 소속 구단이 없어 일단 KBO 직원 2명을 빈소에 파견했다"며 "야구계 차원에서 고인을 예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유족들을 위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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