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브라질의 삼바가 만나 잉태된 보사노바는 감미롭고 여유롭다. 전자음으로 가득한 대중음악 속 휴식처럼 찾아오는 어쿠스틱 사운드. 일본의 보컬 리사 오노 이후 한동안 뜸했던 보사노바가 다시 곁으로 왔다. 일본의 듀오 나오미 앤 고로를 통해서다. ‘차세대 리사 오노’로 불리는 보컬 나오미 후세와 브라질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기타리스트 이토 고로가 팀을 이뤘다.
“나만의 방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6줄 기타의 한정된 음정 안에서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이 있어요. 아버지가 소장한 LP 레코드로 보사노바를 처음 접했죠. 가볍게 들을만한 음악이지만, 알면 알수록 깊이가 느껴져요.” 10월 내한공연을 앞두고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토 고로는 이런 매력 때문에 “보사노바를 알아가는 일이 여전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2002년 데뷔한 나오미 앤 고로는 한국 팬도 적잖다. 2006년 이후 국내에 8장의 앨범이 발매됐고, CF음악에도 쓰였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 해외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2008,2009년) 초청됐고, 올해는 두 번째 내한공연과 함께 울산 월드뮤직페스티벌(10월 6~9일)에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한국 뮤지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디지털 싱글 ‘카페 보사’를 냈다. 직접 선곡ㆍ편곡한 그들에게 한국 음악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멜랑콜리한 면이 유럽의 팝과 닮았어요. 한국에 들를 때마다 음반 가게에서 새 한국 음반 찾는 걸 좋아해요.”(이토) “한국과 일본의 대중음악이 많이 닮은 것 같다”는 나오미는 포크 듀오 재주소년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나오미 앤 고로는 이들의 음악에 매료된 전방위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와의 공동 작업으로 ‘보사노바 송북 I’(2009)을 내기도 했다. 보사노바의 전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후앙 질베르토의 대표곡 모음집이다. “레코딩을 하면서 류이치와 조빔의 하모니와 작곡 방식, 질베르토의 기타 화성, 그리고 제 자작곡의 하모니 분석에 대해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어요. 뮤지션으로서 무척 소중한 자산이죠.”(이토)
10월 7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9월 발매한 신보 ‘칼렌듈라(calendula)’의 수록곡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첫 공연 때 우리처럼 조용한 음악을 과연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셨죠. 이후 몇 차례 한국 여행으로 더 편해진 느낌이에요.”(나오미) “한국 관객의 반응은 늘 열정적이어서 놀랍다”는 이토는 그래서 이번 공연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2658-354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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