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서울지역 위원장들은 야권 후보로 시민사회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를 가장 적임자로 꼽았다. 결국 여야의 원내외 당협위원장 의견을 반영할 경우 '나경원 대 박원순'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일보가 13일 서울 48개 지역구의 여야 당협(지역)위원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에 응한 한나라당 위원장 36명 중 41.7%인 15명이 '여당의 시장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 최고위원을 꼽았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감안할 때 현재로선 가장 경쟁력이 높다"면서 현실론을 들어 '나경원 카드'를 제시했다. 한 위원장은 "'탤런트 이미지'가 왜 문제가 되느냐. 정치를 하려면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탤런트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최고위원 외에도 권영진 김충환 홍정욱 의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각 1표씩 얻었다.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박원순 변호사를 꼽은 위원장도 한 명 있었다. 15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특히 한나라당 친박계 위원장 5명은 모두 나 최고위원이 아닌 다른 인물을 꼽거나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나 최고위원을 선호하는 친이계 의원들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설문에 응한 민주당 지역위원장 37명 중 21.6%인 8명은 '야권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박 변호사를 택했다. 이날 불출마를 선언한 한명숙 전 총리가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상당수의 위원장들은 박 변호사 쪽으로 기울거나 답변을 유보했다. 이어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5명(13.5%),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4명(10.8%)의 지지를 얻어 2위 그룹을 형성했다. 김성순 추미애 의원이 각 1표씩을 얻었고, 18명은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박 변호사를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천 최고위원을 지지한 응답자들은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 등의 근거를 제시했다. 민주당 소속이 아닌 박 변호사는 주류, 비주류 등 다양한 계파에서 두루 지지를 받았다. 박 정책위의장은 젊은 위원장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편이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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