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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정수장에서 수중촬영장으로 바뀐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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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정수장에서 수중촬영장으로 바뀐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

입력
2011.09.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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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 아쿠아 필름 스튜디오'. 대형 수조에서는 시설지원팀이 영화 촬영을 위한 무대 세트를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촬영중인 이 제작사는 폭발 화재와 물이 쏟아지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이 곳 아쿠아스튜디오를 이용하고 있다. 한달 사용료는 1억원 수준이다.

이 스튜디오는 2000년까지만 해도 하루 3,000톤에 이르는 폐수를 처리하던 정수장이었다. 그러다 팔당 광역상수도 대체 시설이 확보되면서 2000년 4월부터 10년 간 가동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폐정수장으로 전락했다.

이런 폐정수장을 고양시가 올해 6월 38억원을 들여 수중 촬영시설을 갖춘 아쿠아 스튜디오로 재탄생 시켰다. 수조 벽면에는 영화 배경 화면에 컴퓨터 그래픽 효과를 넣을 수 있는 크로마키 시스템까지 갖췄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 연간 38편을 유치해 2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최대 규모의 영화촬영장으로 거듭난 이 스튜디오는 해상 전투장면이나 수중 장면, 특수효과 촬영을 할 수 있는 대형(5,600㎥), 중형(1,900㎥), 소형(800㎥) 등 3개의 수조를 갖추고 있다. 간단한 스킨스쿠버 수중 촬영에서 다이빙 장면, 차가 물로 뛰어드는 장면, 화재 진압 장면, 대형 빌딩에서 물이 쏟아지거나 큰 저수지의 둑이 터져나가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촬영 규모에 맞게 수조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영화 제작환경이 원스톱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폐정수장 사무실을 개조한 제작지원 시설이 2개 동이나 있다. 이곳에는 VIP급 배우들을 위한 휴게실과 분장실, 탈의ㆍ샤워실뿐만 아니라 스텝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기자재실도 마련돼 있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영화는 종합예술이라 작은 펜치에서 중장비에 이르기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장비들이 급히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그런 장비를 갖춘 몇 안 되는 세트장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과도 30분 내에 위치해 있어 교통편도 편리하며, 킨텍스 어울림ㆍ아람누리 공연장, 호수공원 등 주변 인프라들도 잘 갖춰진 편이다.

특히 영화 장비 업체들과 특수효과 관련 업체들이 촬영장 내 사무실에 입주할 경우 원스톱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근 공릉천에서 무료로 지하수를 끌어다 사용하기 때문에 좋은 물을 손쉽게 댈 수 있고, 자체 정수시설을 갖춰 촬영 후 폐수처리도 용이하다. 정수장 지하에 설치돼 있는 복잡한 배관시설은 으스스한 지하실이나 폐광구 분위기를 내는 촬영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 유명감독들도 "이런 시설이 진작 한국에 있었다면 수억원씩 들여 외국에서 촬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7월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유재산활용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수 십명에 이르는 배우들과 스텝들의 항공료와 숙박료, 수조 대여료 등을 감안하면 80% 가량 제작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제 더 이상 호주 멕시코 체코 등 외국의 비싼 스튜디오를 렌트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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