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후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정부에게 고춧가루가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고추 생산량은 7만9,000톤에 그쳐 평년(11만9,000톤) 보다 34%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매년 재배량이 줄어드는 추세라 올해도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4.5% 감소한 데다가 호우와 병충해까지 겹치면서 수확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고춧가루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 9일 현재 고춧가루 가격은 600g에 1만9,332원으로 8월 하순(1만4,080원) 보다 37.3%나 뛰었고, 평년 9월 초 가격(7,101원)이나 지난해 9월 초 가격(7,905원)에 비해선 무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김장철을 앞둔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값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자칫하면 고춧가루가 물가 안정세에 고춧가루를 뿌릴 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고춧가루는 거의 모든 음식에 쓰이는 만큼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품목 가중치 2.8)이 배추(1.9)보다도 훨씬 높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황파악과 함께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산 고춧가루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의 사재기 심리와 추석을 앞둔 수요 증가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했다"며 "매년 부족한 물량만큼 수입해 왔던 것처럼 외국산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물가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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