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7시 30분께 동해와 접한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도(能登)반도 앞바다 나나쓰섬 부근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을 태운 어선이 표류하고 있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해양경찰)이 발견했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탈북자 어선이 일본 해역에서 표류한 것은 2007년 6월 이후 4년만이다.
해상보안청 관계자에 따르면 배 안에는 남성 3명, 여성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 3명 등 3가족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친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 신고를 받은 해상보안청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본부 니가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순시선을 급파, 해상보안관이 승선한 가운데 선박을 조사한 뒤 다시 선박을 가나자와(金沢)항으로 예항, 탈북 경위 등 자세한 사정을 조사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선박의 책임자를 자처하는 남성이 "북조선(북한)에서 왔다,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이들이 탈북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남성이 자신을 조선인민군부대 소속이라고 밝혔다는 정보가 있어 해상보안청이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선박은 길이 8m 가량의 목선으로 외부에 한글이 적혀 있었고 내부에는 쌀과 채소 절임 등이 있었다. 승선자 9명 모두 구명복을 입지 않고 있었으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를 거쳐 일본에 도착한 탈북자로는 김만철씨 일가가 유명하다. 청진의과대학병원 의사로 일하던 김씨 등 11명은 1987년 1월 15일 새벽 청진항에서 50톤급 청진호에 몸을 싣고 북한을 탈출, 일본 후쿠이(福井)항에 도착했다. 당시 김씨의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고 싶다"는 발언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7년 6월2일에는 탈북자 가족 4명이 청진항을 출발, 900㎞를 항해한 끝에 일본 아오모리현 후쿠우라(深浦)항에 도착했다.
외교 관계자는 이시카와현 앞바다에서 탈북자를 태운 선박이 발견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들이 진짜 탈북자인지를 포함한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자국으로 표류한 탈북자들이 한국 행을 희망하면 모두 한국으로 보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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