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아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김일성 전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노농적위대의 열병식에 참석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창건 63주년 기념 노농적위대 열병식에 김 위원장과 김정은 부위원장이 나타났다.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열병식은 TV를 통해 북한 전역에 생중계됐다. 북한은 통상 노동당 창당일이나 정권 창건일의 매 5주년이나 10주년이 되는 '마디해'에 열병식을 갖곤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소위 '꺾어지는 해'가 아닌 때에 열병식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열병식에서는 각 도와 연합기업소의 노농적위대원과 붉은청년근위대원들이 행진을 벌였다. 또 평사포 곡사포 고사포 방사포 등으로 이뤄진 기계화 부대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김일성광장에 동원된 군중은 꽃을 흔들고 '김일성' '김정일' '영광' 등의 글과 인공기 등을 카드섹션으로 시연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0시 김정은 부위원장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동행한 당과 무력기관의 책임일꾼과 함께 수령님께 삼가 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에서 김 위원장이 정권 창건일에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전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참배에는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최룡해 당비서,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리명수 인민보안부장과 당 중앙군사위원들이 함께 했다.
이처럼 김정일ㆍ정은 부자가 정권 창건 기념일에 맞춰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열병식을 가진 것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며 3대 세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대내적으로는 체제 단속, 대외적으로는 무력 시위의 의미도 있다. 북한은 1948년 9월 9일 사회주의 헌법을 채택하고 김일성 초대 수상을 선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권을 수립한 날을 인민정권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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