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확실시되면서 서방 각국 정상들이 시장의 우려와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곧바로 이탈리아와 프랑스까지 타격을 받게 되는 상황이어서 유럽은 물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까지 적극 대응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긴급 전화 회의를 갖고 프랑스 대형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으로까지 치달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그리스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파판드레우 총리는 국무회의를 소집, 재정 감축을 포함한 개혁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키로 했다. 이탈리아 하원도 542억유로의 재정감축안을 이날 통과시켰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은행들의 달러 대출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유로존 2개 은행에 5억7,500만달러를 대출하기로 했다.
손 놓고 있던 미국도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유로존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잘 조율된 정책을 펼쳐 재정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16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로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미국 재무장관이 유로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인데 이는 유로존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유로존 안에서는 이제는 그리스를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페터 람자우어 독일 교통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져도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그리스 포기설에 힘을 실었고, 네덜란드 의회도 그리스 디폴트뿐 아니라 유로존 전체가 붕괴할 경우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각에 주문했다. dap 통신은 독일의 한 연구기관이 유럽연합(EU) 12개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유럽인의 53%는 단일통화 제도가 자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황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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