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10주년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알 카에다에 의한 테러 첩보가 입수돼 미 대도시를 중심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체적이고 믿을만한 테러 위협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인 1명을 포함한 3명이 지난달 항공기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이들은 워싱턴과 뉴욕의 다리나 터널을 목표로 차량 폭탄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이번 테러는 4월말 오사마 빈 라덴이 미 특수부대에 사살된 이후 알 카에다의 새 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사법당국은 이들이 파키스탄에서 두바이를 거쳐 미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고 행적을 추적중이다. ABC 방송은 이들이 적어도 2대의 트럭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테러 첩보를 보고받은 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테러에 대비하라"고 관련부처에 지시했다.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빈 라덴 사살 이후 알 카에다의 보복 위협과 주요 테러리스트의 신원을 공유하는 한편, 공항 항구 연방건물 등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뉴욕에서는 폭발물 탐지견과 방사능 추적장치를 동원, 불법주차 차량과 버려진 가방 등에 대해 수색이 삼엄하게 전개되고 있다.
NBC 방송은 국토안보부가 11일까지 미 전역에 테러 경계수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 시장은 "모든 시민이 침착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뭔가를 봤다면 즉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테러 경보가 강화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은 11일 뉴욕 그라운드제로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리는 추도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한편 독일에서도 8일 베를린 북쪽 베딩지역의 알라만 이슬람 사원에서 20대 남자 2명이 폭탄테러를 목적으로 화학물질을 구입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출신의 독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경찰은 "이들이 9ㆍ11 테러 10주년 기념식과 22일 교황 독일 방문 때 폭탄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탄을 제조하기 위해 산과 비료를 대량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