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전설'은 한가위를 앞두고 그렇게 팬들 곁을 떠났다.
9일 오전 9시 부산 동아대병원 장례식장. 이틀 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 장효조 삼성 2군감독의 발인이 엄수됐다. 운구행렬이 지날 때 마다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가족과 친지, 구단 관계자 등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그의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오전 8시50분에 시작된 발인예배는 고인의 생전 영상과 함께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8일 광주 KIA전을 마치고 달려온 류중일 삼성 감독은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예배가 끝난 뒤 운구는 고인과 함께 후배 지도에 정성을 쏟았던 2군 코치 6명이 맡았다. 지난달 고인이 투병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 2군을 이끌었던 양일환 코치는 "우리가 모신 분이다. 마지막 가는 길 역시 우리가 배웅해드리는 게 당연한 예의라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도 야구만 바라보다 그렇게 가셨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 감독은 실업야구와 프로야구를 통해 '안타제조기', '타격기계'로 불렸다. 1983년 다소 늦은 스물 일곱의 나이에 삼성 유니폼을 입자마자 타율 3할6푼9리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실업팀에서 뛴 후 뒤늦게 데뷔했다는 이유로 신인왕을 당시 OB 박종훈(현 LG 감독)에게 양보해야 했다. 장 감독은 특히 정교한 타격으로 80년대 프로야구를 풍미했다. 데뷔 시즌에 이어 85년(0.373), 86년(0.329), 87년(0.387) 등 4차례나 타격왕에 올랐다. 87년에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통산타율은 3할3푼1리.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한 네티즌은 "감독님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부디 평안한 곳으로…"라는 메시지로 고인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다른 네티즌도 "소천하셨군요. 장효조 선수를 기억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장 감독을 추모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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