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6일 개최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무려 33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민의 경제적 어려움과 4월 발생한 전산장애로 고객들이 입은 막대한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치적 홍보를 위해 ‘돈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농협은 내년 3월 구조개편을 앞두고 정부에 6조원을 지원해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어 전형적인 ‘도덕성 해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예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33억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농협은 창립 기념행사비 18억2,500만원과 행사 당일 참석자 차량비와 식비 등 총 33억2,500만원을 사용했다.
농협은 6일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전국 4만여명의 농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 ‘전국 농업인 한마음 전진대회’를 열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회원조합 및 농업인이 자율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농협중앙회는 참석자들이 타고 온 버스 861대 비용은 물론, 참석자 1인당 2만~3만7,000원의 식비까지 지원했다.
송 의원은 “당초 농협은 총 68억원을 들여 3일 간 기념행사를 진행하려다 외부 눈길을 의식해 축소했다”며 “구제역, 태풍 및 집중호우,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과 농업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집행부가 12월로 예정된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를 의식해 선거운동 차원에서 행사를 치렀다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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