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명이 희생된 인명피해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가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성이다. 원전 사고로 인한 희생자는 한명도 없다. 하지만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최근 후쿠시마 사고 여파로 향후 사망자가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색 무미 무취의 방사선에 대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서 300㎞이상 떨어진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어린이 놀이터에서 기준치(시간당 1마이크로시버트)를 3~4배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놀이터가 긴급 폐쇄됐다. 전문가는 방사성 물질을 머금은 구름이 수도권 상공을 떠돌다가 비를 뿌리면서 수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특정 지역에 방사성 오염이 심하게 나타나는 이른바 핫스팟(Hot Spot)은 어디서건 나타날 수 있다. 사전에 막을 방법도 없어 불안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생기는 내부피폭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 최근 쌀 수확철을 맞아 일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0년산 쌀 사재기 현상이 상징적인 사례다. 방사성 물질로 토양 오염이 심각해지자 햅쌀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묵은 쌀을 선호하는 것이다. 정부는 햅쌀의 방사성 물질 오염이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으면 출하 제한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가 먹거리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출 기준치를 원전사고 이전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의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의 지진대처 방식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일본은 지진 대비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일본열도에 닥칠 지진의 최대규모를 규모 7.5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은 규모 9.1로 이보다 180배나 컸다. 아무리 뛰어난 방재시설도 예측을 잘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일본 언론은 "도호쿠 대지진 이후 일본에 닥칠 지진 규모를 이전보다 높게 상정, 훈련 등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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