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좀 가져주세요."
2012년 런던올림픽 티켓 싸움을 앞두고 있는 박기원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배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아배구선수권을 대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3위 이상을 차지해야 내년 5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있는 출전 티켓을 딸 수 있다.
지난 달 25일부터 훈련하고 있는 박 감독은 "대구세계육상대회 때문인지 어느 누구도 배구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심지어 훈련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올림픽 출전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데…"라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박 감독은 '무관심'을 포함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또 성적에 대한 중압감 탓에 최근 잠도 잘 못 잔다"며 불면증을 호소했다.
박 감독은 9일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12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주포로 생각했던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김학민(대한항공)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후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고, 8월에 끝난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학민은 부상 부위가 악화돼 예비 엔트리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 감독은 "믿을 만한 레프트가 없어서 걱정이다. 지난 월드리그에서 선전한 대학생 최홍석과 전광인 등을 고루 기용할 수 밖에 없다"며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박 감독은 마땅한 레프트가 없어 노장 김경수(LIG)도 불러들여 훈련시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시드를 받은 한국은 호주, 투르크메니스탄, 카타르와 함께 C조에 포함됐다. 조별리그 1, 2위가 8강 진출팀을 가린 뒤 싱글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진행된다. 3개 대회 연속으로 3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2003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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