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꿈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국제복싱심판이 탄생했다. 울산 아마추어복싱연맹 심판이사를 맡고 있는 이혜옥(42)씨다.
이 이사는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인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아마추어복싱 심판시험에 응시해 같은 달 국제복싱연맹(AIBA)으로부터 합격을 통보 받고 스위스 연맹 본부가 보낸 자격증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복싱 인연은 군대에서 시작됐다. 1987년 여군으로 입대해 동료들이 링에서 열기를 내뿜는 것을 보고 매료돼 글러브를 낀 그는 94년 중사로 전역한 뒤 1년간 선수 생활도 경험했다.
"당시엔 여자 선수가 거의 없었고 심판은 한 명도 없었죠. 여성은 심판을 할 수 없다는 복싱계의 편견과 싸우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 심판은 국제심판 자격을 따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영어공부에 매달렸다. 2007년 한국 최초로 여성 복싱심판 자격증을 따낸 그는 4년 만에 이번 국제심판 자격시험에 통과했다.
이번에 얻는 자격은 국가 간 시합에서 심판을 볼 수 있는 원스타. 이 이사는 앞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의 투스타와 올림픽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쓰리스타 자격도 따낼 생각이다. 그는 "복싱심판의 길을 가려는 여성 후배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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