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추석 명절 때마다 귀성객들의 KTX 표 구입 전쟁이 벌어진 데는 중간에서 승차권을 가로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온 업자들의 농간이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7일 KTX 승차권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수수료를 붙여 판 혐의(업무방해)로 박모(34)씨 등 철도승차권 판매대행업자 4명과 여행사 지점장 최모(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달 9일 추석 명절기간(9~14일)용으로 발매되는 KTX 승차권 1,300여장을 인터넷으로 사들여 수수료 명목으로 구입가격의 20~40%씩 이윤을 얹어 재판매 한 혐의다. 또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 지점에 설치된 KTX 발권기와 코레일 회원 아이디(ID)로 승차권 800여장을 사들인 뒤 수수료 3%를 챙겨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회원등급 중 최고인 '다이아몬드'의 경우, 추석 명절 예매 기간(지난달 10~11일)보다 하루 먼저 예매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다이아몬드는 서울-부산 구간을 한 달 동안 약 6회씩 6개월 이용하면 획득할 수 있다. 코레일 회원 중 다이아몬드 ID는 1,800여개로 이들은 이중 5%인 89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 등은 승차권 판매대행업을 하면서 가족과 직원 지인 등 70여명의 개인정보로 ID를 발급 받았으며 최씨 역시 같은 방식으로 90여명의 정보를 범행에 이용했다. 피해자들 중 일부는 본인 동의 없이 정보가 도용됐다.
이들은 평소 승차권을 일반석으로 구매한 뒤 40% 정도 비싼 특실 가격으로 되팔거나 최대 37.5%가 저렴한 동반석 할인 승차권을 산 뒤 수수료를 얹어 팔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다수 ID가 접속하거나 동일 신용카드를 반복 사용했다"며 "코레일이 승차권 발매와 관련해 관리ㆍ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사재기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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