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창기의 척박한 터전에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모색한 한국영화 감독이었지만 늘 이방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이방인이기도 하다."(정창화 감독)
세계적인 액션영화 대가임에도 국내엔 명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정창화 감독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회고전이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1관에서 15~22일 열린다. 홍콩에서 주로 활동하며 홍콩 액션 영화의 초석을 놓았던 정 감독의 영화 12편이 상영된다.
한국감독으론 처음 홍콩에 진출해 만든 '천면마녀'(1969), '아랑곡의 혈투'(1970), '래여풍'(1971) 등을 볼 수 있다. 그가 홍콩으로 떠나기 전 국내에서 만들었던 '노다지'(1961)와 '장희빈'(1961), '사르빈 강에 노을이 지다'(1965), '에랑이샹'(1966), '황혼의 검객'(1967) 등도 관람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홍콩에서 만든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이다. 세계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는 미국 유명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세계 영화사 베스트 10' 중 하나로 꼽은 명작이다. 2005년 칸국제영화제 클래식부문에서도 상영돼 화제를 모았다. 사부의 총애 속에 무예를 익히던 한 남자가 동료들의 시기로 손에 큰 부상을 입은 뒤 복수를 하는 과정을 박력 넘치는 액션에 담았다.
17일 오후 4시 '황혼의 검객', 18일 오후 2시 '죽음의 다섯 손가락' 상영 뒤 정 감독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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