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을 1년 3개월 앞두고 연일 변수들이 터져 나오면서 대선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공격 등에 이어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특히 '안철수 쇼크'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면서 차기 지도자에 대한 선택 기준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차기 대선 다자 대결에서 19.5%의 지지로 단숨에 2위로 떠올랐다. 박 전 대표는 다자 대결에선 33.4%를 기록했다. 그의 지지율은 4월 34.4%(모노리서치 조사) 6월 36.2%(한국리서치) 8월 33.9%(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비해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양자 대결에선 안 원장에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대세론이 흔들렸다. 이는 박 전 대표를 '차선책'으로 지지했던 중도층이 안 원장이라는 '대안'으로 이탈한 결과로 보인다.
주민투표 결과도 대선 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박 전 대표의 주민투표 외면에 실망한 한나라당 강성 지지층이 박 전 대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틈을 정 전 대표가 공략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 연일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정 전 대표는 6일 조사에서 5.3%를 얻어 6월 2.9%, 8월 4.6%에 비해 미세한 오름세를 보이며 김문수 경기지사(5.3%)와 함께 당내 2위군을 형성했다.
안 원장의 부상으로 인한 기존 야권주자들의 지지도 잠식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4ㆍ27재보선 승리로 14.9%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4.4%까지 추락했다. 손 대표의 중도 성향 지지층이 안 원장 지지층과 겹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1.8%까지 추락했다.
반면 문 이사장은 13.1%의 지지율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손 대표를 제치고 야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안 원장에게 선두를 내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세대와 지역의 다양한 의견이 섞이면서 '시장 장터' 효과가 생기는 이번 추석 기간이 대선주자 지지율 경쟁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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