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올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34주 동안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일반 항생제들이 듣지 않는 소위 6종의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 감염 환자를 집계한 결과, 5,989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제내성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MRAB)'감염은3,725건, '다제내성녹농균(MRPA)' 1,172건,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 634건,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243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CRE)' 208건,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구균(VRSA)' 7건이었다.
다제내성균은 일반적인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으로 인체에서 피부감염, 폐렴, 패혈증을 일으키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숨진 배우 박주아씨(사망 당시 69세)도 암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다제내성균의 일종인 VRE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때문에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염으로 몇 명이 사망했는지는 따로 연구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서 슈퍼박테리아라는 말은 과학적인 용어가 아니며, 이들 균들도 치료제는 있다"며 "다만 잘 듣지 않아서 환자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제내성균에 감염됐어도 다른 원인으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망자 수와 원인 조사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다제내성균 집계를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외국은 혈액 내 균 검출만 집계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대변ㆍ소변 등에서 검출된 것도 집계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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