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충분히 '중진국 함정'의 덫을 피해 주요2개국(G2)으로서의 면모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진일보한 개혁과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다(5일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중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4,000달러를 넘어 중진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앞으로도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30년의 개혁개방 경제성장 모델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모멘텀마저 불확실해지면서 중국이, 장기간 성장이 둔화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중진국 함정이란 1인당 국민소득이 4,000~1만달러 사이에서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국가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이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도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고물가와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 일면서 이 같은 우려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세계은행과 '2030년을 향한 중국 핵심 중기 도전과제'에 대한 공동 연구에 돌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재정부와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이 지난 주말 베이징(北京)에서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중국 경제구조 전환 방안을 위한 비공개 세미나를 열고 중국이 중진국 함정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향후 20년의 경제ㆍ사회 정책과 전략을 모색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연말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6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시장경제 전환 ▦시장 개방형 혁신 촉진 ▦녹색성장 ▦기회균등 ▦사회 안전망 확충 ▦재정시스템 강화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국가로서 지속 성장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중국을 방문중인 졸릭 총재는 "이 보고서는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부닥칠 다양한 문제를 규명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선택해야 할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지난 주말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이 향후 20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면서 경제를 재정비하고 환경을 개선하며 소득불균형을 축소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의식을 제시했다"며 중국의 변화에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10년 후에도 중국이 수출과 투자에 의존한 낡은 방식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내수확대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경제구조 전환을 이룰 경우 중국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졸릭 총재는 5일 인민대회당에서 차세대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과 회담하고 중국의 고속성장에 대한 성과를 극찬하면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개혁과 구조조정을 역설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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