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가 이 곡을 부르면 어때요? 외모랑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이니까 재미있지 않을까요?"
지난 2일 서울 강남 한 커피숍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 준비 현장. 여배우에게는 남자 주인공의 노래를, 록음악을 주로 하는 배우에게는 성악 발성의 뮤지컬 삽입곡을 부르게 하자며 왁자지껄이다.
배우와 연출가, 극작가, 작곡가 등 뮤지컬 창작자들이 주도한 최초의 민간 단위 뮤지컬 축제 '서울뮤지컬아티스트페스티벌(SMAF)'의 한 행사인 '프라이드 콘서트' 준비 현장은 회의라기보다 수다가 난무한 풍경이었다.
이들은 17~19일 두산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창작자로서 자긍심을 고취하자는 취지로 SMAF를 연다. 서범석 정성화 송용진 정상훈 양준모 박은태 김태한 최정원 배해선 김선영 김영주 구원영 등 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극작가 한아름 추민주, 작곡가 이지혜 박정아, 연출가 조광화 이지나 유희성, 음악감독 김문정 원미솔 변희석씨 등이 보수를 받지 않고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자연히 뮤지컬 갈라 콘서트인 프라이드 콘서트의 기획도 제작사가 주최할 때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이뤄졌다. 배우들이 원하는 노래를 직접 제안하다 보니 선곡도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한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했다.
축제의 첫 구상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컬 연출가 조용신씨와 음악감독 김문정씨, 뮤지컬 오케스트라 더엠씨의 악장 박진석씨가 주축이 됐다. 총괄 프로그래머 조용신씨는 "지난 10년 간 한국 뮤지컬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창작자들은 중간 점검 없이 달려오기만 했다"며 "축제를 통해 뮤지컬의 성공과 실패 사례 등을 공유하며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행사는 뮤지컬계 입문을 꿈꾸는 예비 창작자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심포지엄'과 신진 창작자 발굴 프로젝트인 '뉴 아티스트 쇼케이스', 쇼케이스 제작비를 지원하기 위한 뮤지컬 벼룩시장 등으로 구성했다. 페스티벌 비용 마련을 위해 5만 5,000원~7만 7,000원에 판매한 500석 한정의 갈라 콘서트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02)747-4886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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