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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장관 100일 평균 성적은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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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장관 100일 평균 성적은 'C'

입력
2011.09.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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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석달간 평균 4.8%↑… 경제 체질 개선도 역부족 8·5근무제 등 창의적 발상 칭찬 가장 많아 'B-' "국민과 더 소통하고 내수 육성에 힘 기울여야"

경제부처 수장인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MB노믹스의 마무리 투수"로서 "흔들리는 물가, 경제를 다잡고 10년 뒤 초석을 다지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에 국민들은 적잖은 기대를 걸었다.

100일이 지난 지금 박 장관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현실은 포부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한국일보가 7일 대학ㆍ연구소ㆍ시장 등의 경제전문가 1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박 장관의 100일간 학점은 평균 'C'에 머물렀다. 만만찮은 국내외 환경만을 탓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애 쓰는 모습과는 별개로 성과를 찾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고물가 대응

전문가 10명이 매긴 박 장관의 물가 학점은 평균 이하인 C-. 실제 박 장관 취임 후 3달간 물가는 평균 4.8%나 치솟았다. "독창성이 있다고 볼 만한 정책이 없었다"(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다급한 마음에 직접 가격통제를 했는데 시장에서 효과가 없었다"(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처조율 리더십

경제수장으로서 부처간 이견 조정은 필수 덕목. 박 장관 스스로도 취임일성으로 "부처간 칸막이를 낮추겠다"고 했다.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대통령의 지원사격 끝에 간신히 해결을 봤지만, 의료 영리법인 도입 등 서비스업 선진화는 공언했던 "8월 국회 통과"마저 지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C' 학점을 줬다.

거시정책 운용

국가경제 운용의 큰 방향을 정하고 시행하는 역할에서도 박 장관은 C 학점을 넘지 못했다. 취임 직후 성장 목표를 낮추고(5%내외→4.5%) 물가 목표를 현실화(3%수준→4.0%)한 데 대해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무리하지 않고 안정에 무게중심을 두려 한 것은 평가할 만 하다"고 인정했다. 반면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는데, 우왕좌왕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목표를 수정했고 이후 적절한 대응도 없었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경제체질 강화

역시 평균 이하(C-)에 그쳤다.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착실히 다지겠다"는 취임사와 달리 밑그림도 안 보이고 방향도 틀렸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직 10년 후를 그릴 시기가 아니다"(강석훈 교수), "뭔가 구조적 변화를 꾀하기엔 상황이 너무 안 좋다"(윤창현 교수)는 두둔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100일이면 장기 계획이 조금이라도 나와야 했다"(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감세(減稅) 지속 의지로 들리는데 당장은 시대착오적 발상"(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창의와 파격

학자 출신인 박 장관은 수십 년 관료 문화에 익숙했던 전직 장관들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서면보고를 늘려 실무진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했고, '8ㆍ5근무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같은 창의적 발상도 내놓았다. "관행과 노하우에 기대어 온 공무원 사회에 교과서와 원론에 입각한 정책방향을 제시해 신선하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라는 칭찬이 나오는 등 평가분야 중 가장 높은 B- 학점을 받았다.

재정건전성과 감세

박 장관은 취임 후 줄곧 포퓰리즘에 맞선 재정건전성 수호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론 감세기조 유지를 역설했다. 언뜻 상반돼 보이는 입장을 견지하는 데 대해 평가(C-)는 찬반으로 갈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등은 "지출을 잘 조절하면 감세해도 재정을 지킬 수 있다.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잘 했다고 본다"고 옹호한 반면, 이종우 센터장 등은 "감세와 재정건전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무 것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론을 폈다.

내수 키워야

초반 적응기를 지나 본격 궤도 진입을 앞둔 박재완호(號)에 전문가들은 ▦국민과의 소통 ▦유연한 위기대응 ▦내수 육성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를 주문했다.

강석훈ㆍ윤창현 교수는 "아직은 괜찮다고 안심만 시킬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그에 맞는 위기대응 시나리오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과 물가라는 정책 무게중심을 상꼬?맞게 유연히 사용할 필요"(신민영 부문장), "정책선택의 폭이 좁으니 서민경제와 물가안정에 과감히 집중할 것"(하준경 교수)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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