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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선, 안철수의 선택 네갈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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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선, 안철수의 선택 네갈래 길

입력
2011.09.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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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초반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취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은 금명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를 만난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 안 원장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안 원장이 출마하되, 무소속으로 완주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가 지난 2일 '청춘콘서트'에 앞서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과 유사하다. 그는 당시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부소장은 "당선을 위해 조직은 필수적"이라면서도 "기존 정당과의 연합은 그에게 정치적 자살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무당파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치세력과 손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두 번째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틀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안 원장은 4일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들과 힘을 합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서상 한나라당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계속 여권과의 선 긋기를 시도하고 있다.

야권은 즉각 화답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배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 원장이 한나라당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데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만일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면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 번째는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안 원장은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박 변호사를 돕는 쪽으로 선회하거나 별다른 지원 없이 깨끗이 불출마를 선택하고 교수직에 전념할 수 있다. 그는 각종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 결정에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와의 관계"라고 말할 정도로 출마 의지가 강한 박 변호사와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자칫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서울시장 보선에 불출마하되, 내년 대통령선거를 최종 목표로 삼는 방안이 있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나는 (박정희 정권 때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 (현집권세력을 보면서) '아,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때문에 안 원장이 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내년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안 원장 지원세력 중 일부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안 원장은 현재의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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