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한 고려대 의대생 3명이 모두 출교됐다. 이에 따라 이 3명은 고대 학적이 완전 삭제되고 재입학이 불가능해졌다.
고려대는 5일 담화문을 내고 "의과대 학생상벌위원회는 1일 '본 사건 가해 학생 3인에 대해 고대 학칙 상 최고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의결했고 총장 승인을 받아 이날 오전 가해 학생과 지도교수에게 징계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학칙상 최고 수준 징계인 출교 처분은 2006년 본관을 점거한 학생 7명에 이어 두 번째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교 측 징계가 늦어진 것은 미온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 아니라 깊이 고민하고 절차상 신중을 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추행 사건이 5월 말 발생하고 8월 초 교내 양성평등센터의 조사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징계 의결을 내리지 않아 그 동안 '학교 측이 가해자들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해학생 3명은 5월 21일 경기 가평군 용추계곡의 한 민박집에서 동기 여학생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을 틈을 타 A씨의 몸을 만지고 휴대전화 등으로 몸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 가해학생 측 법률대리인은 학교 징계에 대해 "지금 당장 출교 처분에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법 절차가 완료된 후 출교 처분 무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 A씨는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부터 A씨와 상담하며 심리 치유를 돕고 있는 홍창진 서울대병원 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운영위원은 "A씨에게 출교 소식을 전했더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며 "가해자들이 출교됐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응과 가해자 측 가족의 음해로 굉장히 괴로워하던 차에 학교가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평일에는 졸업 시험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수녀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가해학생 배모씨가 고려대에는 가지 않겠다는 이동 제한을 조건으로 보석을 청구, 6일 법원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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