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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혈세의 무거움을 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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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혈세의 무거움을 안다면

입력
2011.09.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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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65년 역사가 경남대학교의 숭고한 이름을 지켰습니다.' 이는 최근 경남 지역 일간지 1면 광고 헤드라인이다. 경남대 총동창회가 낸 광고는 '대법원이 경상대학교가 사용하려는 경남국립대학교란 교명에 대해 그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는 심리불속기각 판결을 내린 것에 11만 동문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다.

그 11만 동문에 나도 속한다. 2009년 6월 경상대 산학협력단이 시작한 두 대학의 교명 분쟁은 특허법원의 1,2심에서 '경남대학교'의 이름이 지켜졌으며 3심인 대법원 판결에서는 심리불속기각 판결이 났다. 대법원은 심리조차 없이 경상대 측의 상고를 기각시켰다.

대법원의 기각 판결은 역사성을 가진 이름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강조한 것이라 본다. 그렇게 2년 넘게 진행된 두 대학의 분쟁은 끝이 났다. 존중되어야 하는 교명의 문제가 대화가 아닌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분쟁으로 계속되다 법에 의해 결론이 난 것이 안타깝다. 이 분쟁에 두 대학은 많은 예산을 사용했을 것이다.

국립대의 재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다. 해서 경상대 총장에게 묻고 싶다. 국민의 혈세가 총장에게는 어떤 무게인지를. 주머닛돈이나 쌈짓돈쯤으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피해가 대학과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면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 모교의 일이었다 해도 나는 강력히 항의했을 것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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