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순이익 규모가 삼성그룹을 추월했다. 상장사들의 실적이긴 하나, 현대차가 삼성을 넘어선 것도 재계 1위에 올라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들(12월 결산법인)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조1,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4,357억원)보다 무려 42.5%나 늘어난 액수다.
반면 삼성그룹의 순이익은 지난 해 상반기(10조2,066억원)보다 20.6%나 줄어든 8조1,036억원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량과 판매단가가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또 도요타 혼다 등 경쟁관계인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이 지난 상반기에 엔고와 대지진 등으로 크게 고전했기 때문에 반사이익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삼성은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반도체 LCD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순익이 작년보다 악화했다.
영업이익에서는 삼성이 현대차보다 여전히 2,189억원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두 그룹간 격차(5조1,479억원)에 비하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한 시장관계자는 "현대차로선 재기를 모색하는 일본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고 삼성 또한 IT산업의 대소용돌이에서 어떻게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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