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72)은 4일 안 원장의 서울시장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안 원장 본인은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안 원장이 참여하는 '청춘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는 윤 전 장관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안 원장의 출마 가능성은 90% 정도로 나머지 10%는 가족이나 함께 일해 온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안 원장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느냐, 자신이 할 수 있느냐 여부로 판단하는데,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거기에 가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과 총선기획단장 등을 지내며 2000년 16대 총선을 기획했고,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지근 거리에서 도와 '장자방'이란 별칭을 얻었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오세훈 서울시장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승리의 공신이 됐다.
-안 원장이 출마를 결심하면 선거 준비는 누가 하는가.
"과거 거대 중앙조직을 만들었던 선거운동 방식은 필요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은 좋은 수단이 있기 때문에 50명 정도면 충분하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각자 능력에 달린 것이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제3의 대안을 찾는 이유는.
"그 동안 보수와 진보가 양분해 온 한국 정치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있고, 이제 한국 정치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이긴다는 표현보다 승산은 있다."
-안 원장이 '제2의 박찬종'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과거 정치인 중 단기간에 치솟고 꺼지는 경우가 있지만 안 원장은 다르다. 안 원장의 인기는 그에 대한 신뢰와 감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어 떼돈을 벌 수 있었는데도 7년간 무료로 공급했다. 젊은이들은 고위 공직자나 기존 정치인에게서 볼 수 없었던 이런 공적 헌신성에 무한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세력의 창당을 고려하고 있는가.
"정당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정치를 바꾸는 운동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조직을 만든다면 거대 조직이 아닌 21세기형 조직이 필요하다."
-내년 대선후보로 안 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안 원장이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관찰해왔다. 본질적 문제는 그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가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면 그 이후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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