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나와 더욱 극적이었던 세계신기록이었다. 달구벌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에 울고, 볼트에 웃었다.
볼트를 필두로 한 자메이카 대표팀이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결선에서 37초04를 기록,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들이 세운 37초10을 0.06초 앞당기며 3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네스타 카터-마이클 프레이터-요한 블레이크로 이어진 자메이카 대표팀은 물 흐르듯 자연스런 바통 터치로 환상적인 호흡을 뽐냈다. 세 번째 주자까지 미국과 접전을 펼치던 자메이카는 마지막 주자로 바통을 넘겨 받은 볼트가 결승선까지 전력 질주해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볼트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2위로 달린 프랑스의 마지막 주자 지미 비코와는 거의 20m 이상 차이가 났다.
부정출발의 아픔을 딛고 대회 막판 이름값을 한 볼트는 200m 우승(19초40)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09년 베를린 대회 3관왕에 이어 또 한번 금메달 2개 이상을 목에 건 셈. 볼트는 비록 메이저대회 3회 연속 3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세계신기록 수립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날도 볼트의 쇼맨십은 이어졌다.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볼트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이 흘러나오자 함께 2관왕에 오른 블레이크와 함께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는 대구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팬들을 위해 10여 분 동안이나 트랙을 돌며 특유의 끼를 발산했다.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로 볼트의 2관왕을 축하했다. 말 그대로 ‘왕의 귀환’이었다.
반면 라이벌 미국은 3번 주자 다비스 패튼이 마지막 주자인 월터 딕스에게 바통을 전해주다 넘어지는 바람에 레이스를 다 마치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은 3연속 악몽이다.
‘백색 탄환’ 크리스토프 르메트르를 앞세운 프랑스가 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세인트키츠앤네비츠에 돌아갔다.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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