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변화는 국제 주요이슈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에서는 북극해와 동토의 얼음이 녹아 기후변화를 가속시키고 환경변화로 인한 북극해 항로의 개방 가능성이 커지고 주변 국가들 사이의 자원 선점에 대한 경제적 이해 대립으로까지 북극의 과학적, 정치·외교적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1982년 제정된 유엔해양법에서는 북극해에 대한 개별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북극해와 인접한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5개국의 200해리 경제수역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87년 고르바초프가 무르만스크 선언 발표로 러시아 북극권 개방을 선언한 이후 국제사회에서의 북극권 진출 가능성이 개방되었다. 96년 9월 16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북극해 연안 8개국(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이 참여하는 북극권 정부 간 협의 및 정부 간 포럼인 북극이사회 설립선언문이 채택되었고 비북극권 국가들의 옵저버 활동이 가중되면서 북극권에 대한 과학적, 정치·경제적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우리 정부도 2009년부터 북극이사회에서 잠정옵서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정식 옵저버 자격 취득을 위해 지속적 동향 파악 및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북극권은 영토권 주장이 유보된 남극권과는 달리 연안국들이 해역과 대륙붕의 영유권 주장으로 첨예하게 이해가 대립되는 북극해와 주권 행사 지역인 동토층의 광범위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한 국가가 종합적인 환경변화 연구 및 자원조사 활동이 불가능해 국가간 영역과 분야를 분장하며, 콘소시엄을 구성해 국제간의 공동연구 또는 공동조사를 통해 북극권 진출 기반 마련과 권한을 공고히 하고 있다. 북극이사회 산하 6개 워킹그룹 중 하나인 북극모니터링평가 프로그램에서는 북극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의 환경변화와 오염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과학 모니터링 프로그램들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북극에 대한 과학활동은 2002년 4월 국제과학연맹이 사회 산하 기구인 국제북극과학위원회에 가입하고 같은해 4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군도 니알슨에 북극다산과학기지 개소하면서 시작되었다. 북극다산기지에서는 자동기상관측시스템, 온실기체, 에어로졸 등 대기측정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알래스카 인근 북극해의 장기모니터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SIOS와 관련해 올해부터 EU의 지원을 받아 스발바드 지역의 연구확충 및 공동연구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제 12차 북극과학최고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북극권에 대한 우리나라의 과학 활동의 외교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북극의 온난화 진행은 북극해 변화뿐만 아니라 동토층 자체의 화학적·공학적 특성 변화는 물론 물리적으로 북극 진동의 패턴을 변화시켜 우리나라의 기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의 한파, 여름의 폭염, 폭우, 태풍 등 한반도를 비롯한 북반구 기후가 급격히 변하고 있기에 북극권에서의 환경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측 및 미래의 변화에 대한 예측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더욱 더 필요하게 되었다.
환경변화 연구를 위해 관측 거점 기반을 마련하고 '아라온'을 활용한 북극과학연구는 북극권 글로벌 이슈 대응 미션 수행으로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국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의 북극권 활동 강화 및 기득권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홍금 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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