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이 2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2년이 넘도록 법정을 오가며 힘겨운 싸움을 벌인 제작진과 달리, 이들을 기소한 수사팀들은 유ㆍ무죄와 상관없이 검찰 내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2008년 6월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 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최교일(49ㆍ사법연수원 15기) 당시 1차장의 총괄 지휘 아래 본격화됐다. 그는 수사 지휘와 동시에 언론을 상대로 검찰 창구 역할을 맡았으며, 특히 'PD수첩 제작진은 무혐의'라고 소신을 지킨 임수빈(50ㆍ19기) 당시 형사2부장이 사퇴한 뒤 발생한 검찰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고 수사를 유지했다. 이후 최 차장은 서울고검 차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으며, 올해 8월 정기 인사에서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최 차장의 뒤를 이어 수사를 총괄한 정병두(50ㆍ16기) 1차장은 수사팀을 형사2부에서 6부로 변경하고, 팀장도 전현준(46ㆍ20기) 당시 형사6부장으로 바꿨다. 이후 정 차장과 전 부장은 '강경모드'로 수사 방향을 선회해 이춘근 PD 등을 체포하고 MBC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결국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 차장은 이후 춘천지검장과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거쳐 현재 법무부 법무실장을 맡고 있다. 전 부장도 기소 이후 중앙지검 형사부장에서 같은 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장으로 이동했으며, 지난해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으로 부임해 올해 정기인사에서 유임됐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의 광우병 보도에 일부 오류가 있지만 명예훼손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를 반대한 임수빈 형사2부장은 당시 지휘부와의 마찰로 사표를 내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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