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3일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경찰과 또 한차례 충돌이 우려된다.
시민단체들은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구럼비 껴안기 국민행동 선포식 및 평화비행기'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경철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2일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무더기로 연행해갔다"며 "평화문화제를 기점으로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초 행사 장소로 예정됐던 구럼비 해안이 경찰이 설치한 펜스로 이날 봉쇄되면서 3일 행사는 강정천 옆 마을 운동장 일대에서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놀자 놀자 강정 놀자' 평화콘서트와 올레길 행진 등의 순서가 예정돼 있다. 시민단체들은 서울에서 전세 비행기를 타고 모이는 평화비행기와 제주 전역에서 출발하는 평화버스를 타고 온 외부 주민들까지 합쳐 2,000여명(경찰 예상 최대 1,3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불법 행위가 벌어질 경우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행사가 문화제 성격이라 집회를 허용했지만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거나 선동구호를 외칠 시 불법 집회로 규정, 강제 해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에 대비해 지난달 31일 육지에서 449명을 충원하는 등 모두 1,100여명의 경찰을 구럼비 해안가 일대에 배치했다.
경찰관계자는 "경찰의 임무는 공사 재개를 위해 설치된 펜스 안쪽으로 들어가는 주민을 막는 일에 집중된다"며 "하지만 강제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경찰에 폭력을 행사할 경우 현장에서 즉각 연행하고 물대포도 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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