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가 말썽이다. 청소 노동자 파업, 재단 소속 학교의 성미산 부지 이전 갈등으로 체면을 구기더니 이제는 교직원 연차수당 체불로 고발까지 됐다. 재단과 학교 측의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 부재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홍익대의 구설수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홍익대는 지난해 재단 소속 초중고교의 성미산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교직원들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했다. 또 공사 지연을 이유로 민형사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 1월에는 청소노동자들을 해고한 뒤 이들이 항의농성을 벌이자 역시 소송으로 대응해 사회 이슈가 됐다. 특히 2억8,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 초기에는 손해배상액에 교직원들의 식대와 술값까지 포함돼 있어 '뒤끝 소송'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대학 측의 행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교직원들에게 3년치 연차수당을 미지급 해 노조가 이면영 이사장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홍익대의 잇따른 구설수는 이 이사장의 독선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수는 "이사장의 입김이 워낙 세 총장이나 처장도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며 "교직원들의 간언은 무시되고 재단 이사장이 보직교수와 임직원을 모아놓고 요식행위에 불과한 회의를 거쳐 개인의 의견을 학내 주요 구성원의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측의 무성의한 대응으로 인해 갈등 당사자들의 연대투쟁으로 비화, 사태가 더욱 꼬이는 양상이다. 공공노조 서울경기지부 조직부장 이재용씨는 "성미산 대책위원회, 재학생, 청소노동자, 지역정당 등이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홍익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졸업생 장창준(39)씨는 "학교는 재단 전유물이 아닌 만큼 '홍익(弘益)'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반대 목소리에는 가차없이 소송으로 대응하는 학교 측의 반교육적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며 씁쓸해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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