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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PD수첩 판결, 모두의 반성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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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PD수첩 판결, 모두의 반성 계기 돼야

입력
2011.09.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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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프로그램을 통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또 농림수산부가 같은 사안으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일부 내용에 대해 정정ㆍ반론보도를 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에 대해 제기된 5건의 민ㆍ형사 소송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 2건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됨으로써 3년에 걸친 법적 공방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이번 명예훼손사건의 판결이유는 명확하다. PD수첩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부분적으로 허위사실이 포함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다우너소를 광우병에 감염된 소로 직접 연결시킨 것이나, 한국인이 광우병에 특히 위험하다는 등의 내용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보도내용에 일부 허위가 있더라도 언론의 자유는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비록 나중에 허위의 사실로 드러났다 하더라도 보도 당시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거나, 악의적인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언론에 책임을 묻지 않는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판결문은 이와 함께 정부, 국가기관은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적시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로운 정부정책 비판이 존중돼야 함을 분명히 했다. 민사 판결에서도 대법원은 프로그램 내용상 명백한 여러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하되, 정부의 조치 등을 지적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적 주장이 아닌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고 판단, 역시 언론의 역할을 보다 폭넓게 인정했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지극히 당연하고 원론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판결을 두고 여전히 이념진영간 승패의 시각으로 시비하는 것은 전혀 온당치 않다. 패배로 보는 것은 언론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시각이며, 반면 정의와 진실의 승리처럼 받아들이는 태도는 어떤 경우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추구해야 하는 언론의 당연한 책무를 외면하는 것이 된다. 양편 모두가 부끄러움과 반성으로 판결의 의미를 깊이 숙고하는 것이 마땅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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