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애쉬번에 사는 카일과 약혼자 제임스는 10월 1일 결혼을 앞두고 금반지 대신 320달러짜리 텅스텐 반지를 골랐다. 결혼 비용 대부분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므로 예산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카일은 “텅스텐 반지는 여성용이 따로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돈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일 금값이 치솟자 금 대신 텅스텐, 코발트, 스테인리스 반지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CNN머니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넷 보석상 블루닐의 홍보팀 존 베어드 이사는 “티타늄으로 만든 남성용 결혼반지를 7월에 출시했는데 지난 1개월간 전체 남성 반지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석업체 카이 쥬얼러스도 싼 값의 텅스텐과 티타늄 남성 반지를 한정 판매 중이다.
금을 대체하는 금속 반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보다 저렴한 귀금속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화이트골드나 백금으로 만든 일반적인 반지는 700~1,900달러 선이지만 텅스텐 반지는 200달러, 티타늄 반지는 100달러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금 이외 소재의 반지는 남성용만 나와 있다. 남성 고객들은 텅스텐이나 티타늄이 제트기 생산을 비롯해 산업용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별로 없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금이나 백금 반지를 원한다. 보석업체 쥬얼러스오브아메리카의 아만다 기지 대변인은 “여성들은 반지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다른 소재의 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은 미국 부채증액 협상 및 유럽의 재정위기와 맞물리면서 최근 가격이 온스당 1,80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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