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 공동연구팀이 혈관에 주사하면 암 세포만 감염시켜 죽이는 항암바이러스의 1상 임상시험에 성공, 신개념의 항암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부산대 황태호 교수와 캐나다 오타와병원연구소 존 벨 박사 등 공동연구팀은 유전자조작으로 변형된 우두바이러스인 JX-594를 폐암ㆍ대장암ㆍ췌장암ㆍ난소암 등의 말기 환자 23명에 주사한 결과 가장 많은 용량을 투여한 8명 중 7명에서 정상세포 감염 없이 암세포에서만 바이러스가 증식했으며, 6명에서는 종양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1일자에 게재됐다.
이 항암바이러스가 주목되는 것은 혈관에 주사하기만 하면 어디에 있는 암이든 찾아가서 감염시킨다는 점이다. 바이러스는 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연구중인 다른 항암바이러스는 악성종양에 직접 주입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JX-594는 그런 한계가 없어 깊숙한 부위의 종양이나 전신에 퍼진 암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안전성을 확인하는 1상 임상시험이었고, 치료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2상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영국 바츠암연구소의 닉 르모인 소장은 영국 BBC방송에서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에서만 증식하는 바이러스는 치료가 힘든 암에 대한 신개념의 접근법으로서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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