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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젖은 풀 벌초할 땐 풀독 조심! 긴 소매 옷 입고 장화·장갑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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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젖은 풀 벌초할 땐 풀독 조심! 긴 소매 옷 입고 장화·장갑 꼭 챙기세요

입력
2011.09.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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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12일)을 앞두고 벌초 나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예부터 처서에서 추석까지가 벌초 기간이다. 올 여름은 다른 해에 비해 일조량이 적고 비가 많이 내려 벌초길 안전사고가 특히 우려된다. 잦은 폭우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 있고, 벌초 전날 가랑비라도 내릴라치면 산길에서 미끄러지기도 쉽다. 습도가 높아 벌레 피해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묘 나서기 전에 뭘 주의해야 할지 챙겨보자.

얼음주머니 압박붕대 챙기기

올 여름 내 유난히 많았던 비로 요즘 산은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상태다. 지반이 약해져 있어 벌초를 하다가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 쉽다. 성묘 길에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는 산을 오르내리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것이다. 이때는 얼음찜질로 차게 해주고 압박붕대로 고정시킨 다음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면 붓기를 가라 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산행 중 넘어졌는데 다친 부위를 만지거나 움직이면 아픈데다, 피부 색깔과 모양이 변했다면 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막대기처럼 단단한 물체를 지지대로 삼아 가능한 넓은 범위로 상처 부위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 다음 병원에 가거나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특히 척추가 다친 것 같으면 똑바로 누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추가 손상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초기 쓸 땐 소독약 거즈 필수품

보통 이맘때 성묘 가면 묘에는 여름 내 자란 푸른 풀이 무성하다. 올해는 많은 비 때문에 묘지 위쪽에서 토사물이나 돌 등이 밀려 내려와 묘 주변에 쌓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묘 주변에서 풀을 벨 때 쓰는 예초기를 작동시키는 동안 이런 잔해물이 튀거나 부서져 안전사고가 생길 우려가 크다.

예초기를 쓰는 사람은 기계 각 부분의 부착 상태 등 사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장갑과 보호안경 같은 안전장구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예초기 칼날에 보호덮개를 꼭 씌우고, 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특히 주의한다. 불꽃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간이소화용구를 함께 가져가는 게 좋다. 이동할 때는 예초기의 동력을 꼭 끄고, 주변 사람들은 예초기를 쓰는 사람의 작업 반경 안에 되도록 들어가지 않는다.

예초기를 사용하다 신체 일부를 다쳐 피가 난다면 우선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어 흙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상처가 작으면 간단히 지혈이 되기 때문에 연고나 항생제를 발라도 괜찮다. 하지만 상처가 커 피가 많이 나는데 연고나 항생제를 바르면 피와 함께 엉겨버릴 수 있다. 이물질까지 함께 엉겨 붙으면 2차 감염 위험도 생긴다. 이럴 땐 물로 씻고 소독약을 바른 다음 상처 부위를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감싸고 병원에 가 치료를 받는다. 출혈이 너무 심하면 소독약을 바르고 거즈를 댄 위에 다시 수건을 대고 상처를 압박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절단된 상처도 베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씻고 소독약을 바른 뒤 수건이나 거즈로 감싸 지혈한다. 절단된 조직은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고, 생리식염수를 약간 적신 거즈로 싸서 비닐봉지에 넣은 뒤 이를 얼음물에 담가 병원으로 가져간다. 중요한 건 잘린 부위가 너무 건조하지도 너무 젖지도 않아야 하며, 차갑게 보관해오되 얼리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잘린 조직을 상온의 물에 담가 운반하면 퉁퉁 불어 접합수술이 불가능하다. 얼음물 말고 얼음에 재어 오면 조직세포가 얼면서 파괴되기 때문에 접합수술 후 결과가 나쁠 수 있다.

긴 팔 옷과 장화 장갑 착용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 이어지면 산지에선 풀이 항상 젖어있게 마련이다. 풀 정도쯤이야 하고 가볍게 넘어가선 안 된다. 이슬이 있거나 젖은 풀에 피부가 닿아 작은 상처들이 계속 생기면 풀독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돌기가 생기면서 아주 가렵고, 시간이 지나면 진물이 나면서 부어 오르기도 한다.

들쥐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법정전염병인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도 조심해야 한다. 비에 젖었던 풀이 마르는 동안 들쥐 배설물도 함께 마르면서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의 활동이 점점 왕성해진다. 한타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로 침투하면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구토와 식욕부진이 시작된다. 복통과 요통, 신부전, 출혈로 이어지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결국 피부가 젖은 풀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벌초할 땐 좀 덥더라도 긴 팔 옷을 입고 장화나 비옷, 장갑 등을 착용해야 한다. 야외에 나가기 전 미리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연고나 물약 같은 예방약을 가져가는 것도 괜찮다. 특히 평소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미리 의사에게 항히스타민제 처방을 받아 갖고 다니는 게 좋다. 만약 벌초하다 피부가 가려우면 긁지 말고 깨끗한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해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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