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관절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이면 아무리 명절이라도 오래 서서 일하는 건 피하는 게 좋겠다. 관절이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를 하면 무릎에 물혹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병이 주로 40대 이후 여성에게 발생하는 '베이커 낭종(슬와낭종)'이다.
넓적다리와 정강이뼈를 이어 서고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모든 동작을 가능케 하는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서 있거나 걸을 때 무릎은 몸무게의 3배 정도, 쪼그리고 앉을 땐 7~10배의 압력을 받는다. 무릎이 갑작스런 부상이나 여러 관절질환에 특히 취약한 이유다.
무릎 관절은 뼈가 있는 앞쪽 슬개부와 뒤쪽 슬와부로 나뉜다. 베이커 낭종은 슬와부에 물혹이 생기는 병이다. 관절액이 점액주머니 안으로 들어가 뭉쳐 무릎 뒤쪽으로 밀려나면서 혹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이 들어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질환이 있으면 더 쉽게 생긴다.
베이커 낭증은 혹이 아주 커지기 전까지는 거의 증상이 없다. 통증 없이 약간의 물혹만 만져지는 상태라면 저절로 사라지거나 얼음찜질 같은 간단한 처치만으로 낫기도 한다. 하지만 아픈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다리를 구부리거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물혹이 점점 커지고 통증이 심해지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커 낭종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생활습관이다. 명절에 일할 때 자주 쪼그려 앉는 건 피하는 게 좋다. 명절 지나고 몸을 푼다며 무릎 관절에 부담이 갈 정도로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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