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나 귀성 차량 안에서 오래 앉아있다 보면 목적지 도착도 전에 온몸이 지쳐버리곤 한다. 필요할 때마다 휴게소에 들를 수 있는 승용차가 아니라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특히 허리나 목에 무리가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앉아있을 때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힘이 약 40% 늘어난다. 서 있을 땐 두 다리와 허리로 힘이 분산되지만 앉아있을 땐 오로지 허리로만 집중돼서다. 버스에선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어 허리를 펴고 앉아야 한다. 그래야 허리에 부담이 적고 목을 뒤로 젖혔을 때 등받이가 머리를 받쳐줄 수 있는 높이까지 온다. 의자는 허리가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5~10도만 젖히는 게 좋다.
버스에서 장시간 있다 보면 앉은 채 고개 푹 숙이고 꾸벅꾸벅 조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잠이야 꿀맛 같겠지만 목에는 무리가 가는 자세다. 목은 머리 무게를 고스란히 지탱하는 부위다. 약간만 기울어져도 머리의 원래 무게보다 3배 이상의 하중을 받는다. 게다가 급정차 하면 고개가 갑자기 젖혀지면서 목 디스크가 생길 위험도 있다. 버스 의자에서 잘 때는 머리를 뒤로 기대고 목 베개를 받쳐주는 게 좋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빠져 있는 사람도 장거리를 오가는 버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1시간 넘게 고개를 숙인 채 게임이나 TV 시청을 하다 보면 목뼈가 일직선이 돼 앞으로 기울어지는 일자목(거북목)이 생길 우려가 크다. 이런 자세가 계속되면 목 디스크로 악화하기도 한다. 차 안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가능한 눈높이에 맞춰 사용해야 목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20~30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이나 목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릴 때도 방심은 금물이다. 오래 앉아있다 갑자기 일어나면 경직돼 있던 허리 근육이 움직이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장은 "내리기 전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은 다음 등을 의자에 바짝 대고 뒤로 젖힌 채 3~5초 정도 정지했다 일어나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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